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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FA 월드컵 카타르 2022 결승 리뷰
    스포츠/축구 2023. 1. 7. 00:27

    내 기억 속의 첫 월드컵은 1994년 미국 월드컵이었다. 그 때부터 어느새 여덟 번째 월드컵이 마무리되었다.

     

    지난 준준결승 프리뷰에서 아르헨티나와 프랑스는 4강 진출을 예상하였고, 크로아티아의 4강 진출은 예측 실패하였고, 모로코는 호날두의 선발 출전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는데, 호날두가 선발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제법 이른 시간에 교체 출전을 하였고, 결국 호날두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포르투갈이 탈락했으니 조금은 맞았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긴 하다.

     

    어쨌든 박지성 해설위원도 월드컵 시작 전에 아르헨티나-브라질 vs. 프랑스 결승을 예상했고, 나는 월드컵 시작 후 조별리그 경기를 보면서 프랑스는 무조건 결승 진출이 확실하고 우승 가능성도 제일 높다고 생각했고, 아르헨티나 또는 브라질의 결승 진출 가능성이 높은데 그 중 브라질이 좀 더 유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가 지난 월드컵에 이어 끈적한 모습으로 브라질을 꺾었고, 아르헨티나는 그러한 크로아티아를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메시와 음바페. 10여년간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선수의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vs. 이미 10대에 월드컵 우승을 했고 앞으로 10여년간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을 것이 유력한 선수의 월드컵 2연패 도전. 같은 팀 동료끼리의 대결. GOAT를 향한 메시의 마지막 도전 등 정말 스토리만으로도 기대가 가득한 결승전이긴 했지만 0대0 무승부에 이어 승부차기로 우승이 결정된 1994년 월드컵 결승처럼 기대가 큰 만큼 용두사미처럼 재미없는 경기가 될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음바페가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올리비에 지루도 꾸준히 득점을 올려주고, 그리즈만까지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준 프랑스에 비해,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 한 명이 멱살 잡고 겨우겨우 끌고 가는 경기를 보여주어서 프랑스가 우세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경기를 치룰수록 알바레즈를 비롯해서 점점 다른 선수들의 폼도 올라오는 게 느껴져서 혹시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프랑스의 승리를 예상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나니 그동안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던 디 마리아가 인생 경기를 펼치고, 그리즈만이 완전히 지워지면서, 아르헨티나가 2대0으로 앞서는 압도적인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결승전이 이렇게 재미없이 일방적인 경기로 끝나려나 생각이 들었는데, 프랑스는 전반에 빠르게 지루와 뎀벨레를 빼고 무아니와 튀람을 투입하면서 후반을 준비하기 시작하였고, 후반 들어서 디 마리아가 교체 아웃이 되고 프랑스의 공격도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하였다. 먼저 PK로 1골을 추격한 프랑스는 1분 37초만에 음바페의 멋진 골을 더해 단숨에 경기를 동점으로 만들고 이 때부터 역대급 경기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정규시간이 마무리되는가 싶었을 때 메시가 정말 환상적인 중거리슛을 날리지만 프랑스의 골키퍼 요리스가 막아냈고,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 전반은 큰 사건 없이 지나갔지만 치열한 경기를 느낄 수 있었고, 연장 후반들어서 메시가 골을 성공시키며 우승-골든볼-골든부츠를 한꺼번에 얻는 역사상 두 번째 선수로 등극하면서 GOAT로 올라서는 거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하지만 메시의 뒤를 이어 최고의 축구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음바페는 그것을 그냥 지켜볼 생각이 없었고, 후반 종료 5분 전에 직접 만든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월드컵 결승전 해트트릭이라는 엄청 난 기록과 함께 득점 선두에 올라서며 월드컵 2연패를 향한 희망을 이어나갔다.

     

    연장 후반 추가 시간도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프랑스의 무아니가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마르티네스가 막아냈고, 이 때가 프랑스가 월드컵 2연패를 할 마지막 기회였다고 본다. 연장 후반이 끝나면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되는데 프랑스의 골키퍼 요리스는 승부차기에 그다지 강한 선수가 아닌데다가,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마르티네스는 원래 PK를 잘 막는 편인데다가 승부차기에서는 더욱 강해서 코파 아메리카에서 승부차기를 3번 막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고, 이번 월드컵 8강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도 승부차기에서 2번 선방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는데, 승부차기 직전에 수퍼 세이브를 하면서 기세까지 올린 셈이 되었다.

     

    프랑스는 음바페가 승부차기 첫 주자로 나와서 성공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이 때도 골키퍼에게 막힐뻔 했을 정도로 마르티네스의 감각이 매우 좋았고, 그후 선방과 실축 유도가 이어지면서 결국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경기가 끝났다.

     

    조금 일방적인 전반은 기대에 비해 아쉬웠지만, 프랑스의 첫 골이 터진 80분부터 시작되는 양팀의 엄청난 경기력들은 역대급 경기 중 하나로 꼽을 수 있고, 월드컵 결승 중에서는 단연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이것으로 리오넬 메시는 자신의 축구 인생에 빠진 마지막 단추를 채워넣었고, GOAT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난 유일한 월드컵 3회 우승이라는 엄청난 커리어가 있는 펠레를 이겼다고 볼 수 있을 지 아직 좀 의문이 들긴 하지만, 적어도 마라도나는 확실히 넘어섰다고 생각을 하고, 펠레의 3회 우승 중 1회는 부상으로 인해 활약을 할 수 없었고, 2회 우승은 모두 결승전에서 득점을 하면서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다른 팀 동료들도 매우 뛰어난 활약을 했을 정도로 멤버가 좋았기 때문에, 이번 메시처럼 혼자서 팀을 멱살잡고 끌고간 경우는 아니라, 메시의 우승이 1회뿐이더라도 제법 크게 중요한 사항인 것 같다. 게다가 펠레의 경우 워낙 오래전 사람인데다가 마라도나에 비하면 영상도 많이 남아있지 않아서 후대의 평가를 받기에 불리한 점이 많기도 하다. 아마 많은 사람들은 이제 메시를 GOAT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월드컵은 조별리그 1위팀이 대부분 16강전에서 승리했을 정도로 강팀이 잘해서 재밌는 부분도 있었고, 상대적 약팀의 이변이 재미를 주기도 했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도 매우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좋은 경기력에 비해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으로 16강까지 진출하였고, 16강전에서도 크게 지는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에는 대등한 경기와 함께 원더 골로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고, 메시-음바페 간의 대결과 마지막 아르헨티나의 우승까지 전체적으로 역대 최고의 월드컵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재미있는 월드컵이었다. 다음 월드컵은 북미 월드컵이다보니 직접 방문해서 보고 싶은 생각도 드는데,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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